기후학

김해 지역 농부들이 말하는 이상기후 – 인터뷰 콘텐츠

onlinerich-1 2025. 7. 5. 23:47

김해 지역 농부들이 말하는 이상기후 – 인터뷰 콘텐츠

1. 논밭 위에서 먼저 느껴지는 기후 변화

나는 최근 김해 진례면 일대에 위치한 소규모 농장을 방문했다.
벼농사와 참외, 딸기 농사를 짓는 세 농부를 만나 기후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해는 온난한 기후 덕분에 다양한 작물이 잘 자라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최근 몇 년간 계절이 이상하게 흐른다고 입을 모았다.
봄인데 너무 덥고, 장마가 오지 않거나 갑자기 쏟아지고, 겨울엔 추워야 할 때 비가 온다.
농민의 말처럼, 논밭 위에서는 뉴스보다 먼저 기후의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었다.

이번 글은 김해 지역에서 실제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이상기후가 지역 농업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기록한 콘텐츠다.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경험에 기반한 ‘살아 있는 데이터’**를 통해
기후 변화가 어떻게 우리의 먹거리와 경제, 그리고 일상에 연결되는지를 함께 살펴보자.


2.  "겨울이 겨울 같지가 않아요" – 딸기 농장의 이야기

진례면에서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50대 중반의 A씨는
하우스 안에서 키우던 딸기 작황이 2024년 겨울~2025년 초 봄에 급격히 나빠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겨울엔 날이 제대로 추워야 딸기 꽃도 시기를 맞춰 피고 열매도 튼실해졌는데요,
작년 겨울에는 영상 5~10도 되는 날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꽃이 너무 일찍 피고, 제대로 익기도 전에 병이 돌았어요.”

그는 딸기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약 30% 줄었고,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는 곰팡이 피해가 심해져서
출하가 어려웠던 날이 많았다
고 설명했다.

하우스 재배라서 외부 기후 영향을 덜 받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충, 곰팡이, 환기 문제 등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A씨는 “비닐하우스 안 온도가 너무 높아져서, 겨울인데 에어컨 돌릴 뻔했다”고 말하며
이제는 농사를 짓는 방식 자체를 전면 재정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3.  "벼 수확 시기 다 망가졌어요" – 논농사와 참외 농가의 고백

벼농사를 짓는 B씨는 60대 초반으로, 김해평야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2024년 가을 벼 수확 시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보통 9월 말부터 10월 초면 수확하는데,
작년엔 태풍도 없고 비도 안 와서 벼가 너무 일찍 말랐어요.
겉보기에 멀쩡해도 속이 덜 찬 벼가 많았죠.
수확량이 평년의 80% 정도밖에 안 됐어요.

그는 또 “장마도 예전처럼 일정하게 오는 게 아니고,
비가 2주 넘게 안 오다가 갑자기 200mm씩 쏟아지니
논도, 기계도, 사람도 대응을 못 한다”고 했다.

한편, 참외 농장을 운영하는 30대 C씨는 다른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이젠 참외도 봄철 기온이 너무 높아져서 껍질이 빨리 굳고,
안은 덜 익은 채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맛이 떨어졌다는 고객 불만도 늘었어요”라고 했다.

이상기후는 작물의 외형과 내부 성장 주기, 당도와 저장성, 유통 타이밍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4. 농민이 말하는 변화는 가장 정확하다

김해의 이상기후는 단순히 온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계절 간 경계가 흐려지고, 작물의 생장이 불규칙해지고,
예측 불가능한 강수량과 병충해로 인해 농사 자체가 흔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 변화는 현장에서 가장 먼저, 가장 생생하게 감지된다.

농부는 가장 민감한 기후 감지자다.
논밭 위에서, 하우스 안에서, 수확 현장에서
그들은 매일 땅과 기온과 물과 바람을 몸으로 읽는다.
김해의 농민들이 말한 이상기후의 실감나는 증언은
단순한 기후 통계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정보였다.

나는 이 기록을 통해,
우리가 당면한 기후 위기가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지역 기반의 이야기를 더 모아가고 싶다.
우리를 통해 이런 현실적인 목소리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그것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첫 번째 걸음일지도 모른다.